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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표준

1초의 정의, 지구 자전에서 세슘 원자시계로 바뀐 과정

by 표준노트 2026. 10. 10.

1초의 정의는 지금 세슘-133 원자가 내는 특정한 빛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길이를 나눠 1초를 정했지만, 지구의 자전이 일정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준이 지구에서 원자로 옮겨 갔습니다. 이 글에서는 1초의 정의가 바뀌어 온 과정과 지금의 원자시계 정의, 그리고 그 1초가 우리나라 표준시로 생활에 전달되는 방식을 정리합니다.

1초의 정의, 지구 자전에서 세슘 원자시계로 바뀐 과정
1초의 정의, 지구 자전에서 세슘 원자시계로 바뀐 과정

처음의 1초의 정의, 하루를 86 400으로 나눈 시간

가장 오래 쓰인 시간의 기준은 해였습니다. 해가 가장 높이 뜬 때부터 다음 날 다시 가장 높이 뜰 때까지를 하루로 보고, 하루를 24시간, 1시간을 60분, 1분을 60초로 나누면 하루는 24 × 60 × 60 = 86 400초가 됩니다.

다만 하루의 길이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래서 1년 동안의 하루 길이를 평균한 '평균태양일(mean solar day)'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국제도량형국(BIPM)은 1960년 이전의 1초가 평균태양일의 86 400분의 1이었다고 설명합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이렇게 정한 1초를 '평균태양초'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측정 기술이 좋아지면서 드러났습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생각보다 고르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BIPM은 지구 자전의 불규칙성 때문에 이 정의가 만족스럽지 않게 됐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준으로 삼은 하루 자체가 흔들리면 그 하루를 나눈 1초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1960년 제11차 국제도량형총회(CGPM)는 국제천문연맹이 제안한 정의를 받아들여, 자전 대신 지구의 공전, 정확히는 1900년의 회귀년(tropical year)을 기준으로 1초를 다시 정했습니다. 하지만 KRISS 설명처럼 공전을 기준으로 한 1초는 오랜 기간 천체를 관측한 자료가 있어야 정확한 값을 얻을 수 있어, 실험실에서 바로 쓰기에는 불편이 컸습니다.

  • 1960년 이전: 평균태양일의 86 400분의 1(지구 자전 기준)
  • 1960년 제11차 국제도량형총회: 1900년 회귀년 기준(지구 공전 기준)
  • 1967~1968년 제13차 국제도량형총회: 세슘-133 원자 기준
  • 2018년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 같은 세슘 기준을 '상수 값을 고정하는' 형식으로 다시 씀

세슘 원자시계로 바뀐 1초의 정의

과학자들은 천체 대신 원자에 주목했습니다. 원자는 정해진 두 에너지 상태 사이를 오갈 때 항상 같은 진동수의 빛을 흡수하거나 내보냅니다. 같은 종류의 원자라면 어디에 있든, 언제 재든 이 값이 같다는 점이 시간의 기준으로 알맞았습니다. BIPM은 원자나 분자의 두 에너지 준위 사이 전이를 이용한 시간 표준이 훨씬 정확하게 구현되고 재현될 수 있음이 실험으로 이미 확인돼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그 결과 1967~1968년 제13차 국제도량형총회는 세슘-133 원자를 기준으로 새 1초의 정의를 채택했습니다. 현재 정의는 세슘-133 원자의 바닥 상태 초미세 전이 진동수(caesium frequency)를 정확히 9 192 631 770 Hz로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하면, 세슘-133 원자가 내는 그 빛이 9 192 631 770번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초입니다.

구분 지구 기준(1960년 이전 ~ 1967년) 원자 기준(1967~1968년 이후)
기준 지구의 자전·공전 세슘-133 원자의 진동수
안정성 자전 속도가 고르지 않음 같은 원자면 언제 어디서나 같음
구현 방법 오랜 천체 관측 자료 필요 실험실의 원자시계로 직접 구현
현재 값 - 9 192 631 770 Hz로 고정

2018년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킬로그램 등 네 단위의 정의가 바뀔 때 1초의 정의도 다시 쓰였습니다. 하지만 BIPM 자료에 따르면 초의 정의 자체는 바뀌지 않았고, 다른 단위와 같은 형식으로 문장만 정리됐습니다. 1967년 이후 1초의 기준은 계속 세슘-133 원자입니다.

한편 원자로 정한 1초와 실제 지구 자전 사이에는 조금씩 차이가 쌓입니다. 이를 맞추려고 세계협정시(UTC)에 가끔 1초를 넣거나 빼는 것이 윤초(leap second)입니다. 2022년 제27차 국제도량형총회는 윤초가 시간을 갑자기 끊기게 해 위성항법·통신·전력망 같은 디지털 기반시설에 심각한 오작동 위험을 준다고 보고, 두 시간의 허용 차이를 2035년 또는 그 이전에 늘리기로 결의했습니다.

대한민국 표준시, 1초의 정의를 생활 시간으로 옮기는 곳

원자로 정한 1초가 우리 휴대전화와 컴퓨터 시계까지 오려면 기준 시계가 있어야 합니다. 「표준시에 관한 법률」은 우리나라 표준시를 동경 135도 자오선을 기준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시각을 만들어 지키는 일은 국가 측정표준 대표기관인 KRISS가 맡고 있습니다.

KRISS는 2026년 1월 보도자료에서 실시간 세계협정시인 UTC(KRIS)와 이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 표준시'를 생성·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민국 표준시는 세슘원자시계 1대와 수소메이저 5대, 자체 개발한 주파수 표준기로 만들고, 정기적으로 세계협정시와 비교해 수 나노초(10억분의 1초) 이내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1. KRISS가 원자시계로 대한민국 표준시를 만든다
  2. 인터넷 시간 서버(NTP, Network Time Protocol)가 그 시각을 내보낸다
  3. 컴퓨터·서버가 시간 서버와 비교해 자기 시계를 맞춘다

컴퓨터 시계가 표준시와 어긋나는 이유도 KRISS 자료에 나옵니다. PC는 수정 진동자라는 부품으로 스스로 시간을 만드는데, 온도·습도 같은 영향으로 주파수가 변하면 표준시와 오차가 생깁니다. 이런 오차는 콘서트 예매나 수강 신청 같은 일상의 불편부터 통신망 장애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KRISS는 2002년부터 PC 시간을 표준시에 맞추는 프로그램 'UTCk'를 운영해 왔고, 2026년 2월 1일부터는 새 버전 UTCk 4만 제공합니다. 표준시각 맞추기 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UTCk 4는 Windows에서만 실행되고, 인터넷 환경에 따라 수 밀리초에서 수백 밀리초의 오차가 생길 수 있으며, 상업용이나 장비 교정 용도로는 쓸 수 없습니다. 시간 서버 주소도 바뀌어, 예전 time.kriss.re.kr 대신 ntp.kriss.re.kr을 써야 합니다.

정리하면, 1초의 정의는 하루를 86 400으로 나눈 시간에서 지구 공전 기준을 거쳐, 1967~1968년부터 세슘-133 원자의 진동수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1초는 KRISS가 만드는 대한민국 표준시를 통해 우리의 컴퓨터와 생활 시간으로 이어집니다. 단위 정의의 원문은 국제도량형국(BIPM) 초 안내에서, 표준시 맞추는 방법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표준시각 맞추기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9일에 확인한 자료를 기준으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