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로그램 정의는 2019년 5월 20일부터 바뀌었습니다. 그전까지 1 kg은 국제도량형국(BIPM)이 보관하던 금속 덩어리 하나의 질량이었고, 지금은 자연의 기본 상수인 플랑크 상수(Planck constant) 값을 고정해 정합니다. 이 글에서는 옛 기준이던 국제 킬로그램 원기, 바뀐 킬로그램 정의의 내용, 그리고 그 변화가 생활 속 1 kg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국제 킬로그램 원기, 130년 동안 킬로그램 정의를 맡은 물건
단위를 통일하려는 움직임은 프랑스 혁명 무렵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자료에 따르면 혁명 전 프랑스에는 약 800가지 도량형이 함께 쓰일 만큼 기준이 제각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기준을 자연에서 찾으려 했습니다.
길이는 지구 자오선의 길이에서 미터를 얻었고, 질량은 처음에 물 1세제곱데시미터(1리터)의 질량에 연결했습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이 물 기준이 1875년 미터협약 이후 국제 킬로그램 원기로 대체됐다고 설명합니다. KRISS 자료로는 이 미터협약에 17개국이 참여했습니다.
국제 킬로그램 원기(IPK, International Prototype of the Kilogram)는 1889년 제1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승인됐고, 그때부터 프랑스 파리 근교의 국제도량형국에 보관돼 왔습니다. 1901년 제3차 총회는 '킬로그램은 질량의 단위이며 국제 킬로그램 원기의 질량과 같다'고 정리했습니다. 즉 이 물건의 질량이 곧 1 kg이었습니다.
- 모양: 원기둥, 지름과 높이가 각각 약 39 mm
- 재료: 백금 90%와 이리듐 10%의 합금
- 보관: 건물 지하 금고, 세 겹의 유리관 안, 온도와 습도까지 관리(KRISS 설명)
- 공식 복사본: 현재 6개(BIPM 설명)
문제는 아무리 조심해서 보관해도 사람이 만든 물건이라는 점이었습니다. KRISS는 2020년 보도자료에서 이 원기가 100여 년 동안 약 수십 마이크로그램(㎍, 100만분의 1 g)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수십 ㎍은 아주 작은 양이지만, 원기 자체가 정의였기 때문에 원기가 변했는지 확인해 줄 더 높은 기준이 없었습니다. 세계 모든 1 kg의 출발점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재정의를 서두른 이유였습니다.
2019년 바뀐 킬로그램 정의와 플랑크 상수
2018년 11월 열린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는 국제단위계(SI)를 개정하는 결의를 채택했고, 이 개정은 2019년 5월 20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이때 킬로그램과 함께 전류의 암페어(A), 온도의 켈빈(K), 물질량의 몰(mol)도 새 정의를 받았습니다.
새 킬로그램 정의는 플랑크 상수 h의 값을 정확히 6.626 070 15 × 10⁻³⁴ J s로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단위 J s는 kg m² s⁻¹과 같고, 미터와 초는 이미 빛의 속도와 세슘 원자의 진동수로 정의돼 있습니다. 그래서 h의 숫자를 고정하면 남은 킬로그램의 크기가 저절로 정해집니다. 물건 대신 숫자 하나가 기준이 된 셈입니다.
플랑크 상수는 빛과 원자의 세계를 설명하는 자연의 기본 상수입니다. 금고 속 물건과 달리 닳거나 오염될 일이 없고, 특정 장소에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BIPM은 기본 상수로 킬로그램을 정의하면 기준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그동안 의문이 제기됐던 신뢰성 문제도 풀린다고 설명합니다.
| 구분 | 2019년 5월 20일 이전 | 2019년 5월 20일 이후 |
|---|---|---|
| 기준 | 국제 킬로그램 원기(금속 원기둥) | 플랑크 상수 h |
| 성격 | 사람이 만든 물건 1개 | 자연의 기본 상수 |
| 있는 곳 | 프랑스 국제도량형국 금고 | 정해진 숫자이므로 장소 제한 없음 |
| 변할 가능성 | 100여 년간 수십 ㎍ 변화 추정 | 값을 정확히 고정 |
그렇다면 원기는 버려졌을까요? BIPM의 자주 묻는 질문 자료에 따르면 원기는 지금도 국제도량형국에 같은 조건으로 보관되며, 일반 공개 전시 계획은 없습니다. 표면 손상을 피하려고 아주 드물게만 점검하고, 앞으로의 측정 결과는 원기의 과거 안정성을 짐작하는 자료로 쓰일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제 원기의 질량은 '정의상 정확히 1 kg'이 아니라 측정해서 확인하는 값이 됐습니다.
키블 저울과 생활 속 1 kg, 킬로그램 정의가 바뀐 뒤 달라진 점
가장 먼저 궁금한 점은 정육점 저울이나 집의 체중계가 달라졌는지일 것입니다. BIPM은 새 정의의 값을 바뀌는 순간의 새 단위 크기가 옛 단위와 구별되지 않도록 골랐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2019년 5월 20일을 기점으로 1 kg이 무거워지거나 가벼워진 것은 아니며, 생활에서 쓰는 저울을 바꿀 필요도 없었습니다.
바뀐 것은 1 kg을 실제로 만들어 내는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장치가 키블 저울(Kibble balance)입니다. KRISS는 키블 저울을 전자기력으로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을 가늠해, 고정된 물리 상수 값을 기준으로 질량을 재는 장비라고 설명합니다. BIPM 자료에는 실리콘 결정의 원자 수를 세는 X선 결정 밀도(XRCD) 방법도 함께 소개돼 있습니다.
- 2012년: KRISS 플랑크상수질량팀이 키블 저울 연구 시작
- 2016년: 처음으로 키블 저울 설치
- 2020년 6월: 불확도(uncertainty, 측정값을 의심하는 정도) 1.2×10⁻⁷을 달성해, 재정의 이후 처음 열린 킬로그램 국제비교에 참가했다고 발표
- 같은 국제비교에는 캐나다·미국·중국 표준기관과 BIPM을 포함해 모두 5개 기관이 키블 저울 실험으로 참가
이렇게 정밀하게 질량을 재야 하는 이유도 KRISS 자료에 나옵니다. 단위가 불안정하면 일상과 산업 현장의 측정값을 믿을 수 없고, 특히 제약과 반도체처럼 아주 작은 질량을 정확히 다뤄야 하는 분야일수록 기준의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쓰는 저울은 이런 기준과 단계적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BIPM은 질량 표준기를 예전처럼 각 나라의 국가측정기관이나 교정 기관에 보내 교정받을 수 있고, 다만 국가측정기관이 SI 킬로그램과 연결되는 경로가 바뀌었다고 안내합니다. 국가 기준에서 교정 기관, 현장 저울로 이어지는 사슬의 맨 위가 금고 속 원기에서 플랑크 상수로 바뀐 것입니다.
정리하면, 킬로그램 정의는 1889년부터 130년 동안 프랑스에 보관된 금속 원기의 질량이었다가, 2019년 5월 20일부터 플랑크 상수 값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1 kg의 크기는 그대로 두고, 그 근거를 변하지 않는 자연 상수로 옮긴 것이 핵심입니다. 단위 정의의 원문과 역사는 국제도량형국(BIPM) 킬로그램 안내에서, 우리말 설명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단위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9일에 확인한 자료를 기준으로 했습니다.